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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회 백제기행 - 2014 해외기행 : 일본(5)
이름 관리자 등록일 2014-10-20 15:41:18 조회수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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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느낌이 가득한 항구의 도시, 고베를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전통문화의 도시 교토입니다. 교토하면 물이 맑기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때문에 맑은 물을 집 안으로 들여온 예쁜 일본식 전통 정원은 아름답기로, 전통 두부는 맛있기로 소문이 나있는 교토의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일식집을 방문해 점심을 먹었습니다. 고베의 맑은 한 상으로 몸과 눈, 마음을 정화시키고 향한 곳은 유리 공예 마을로 유명한 나가하마의 쿠로카베입니다.



코스 5. 쇠락한 거리를 되살린 시민들, 나가하마 쿠로카베


기울어가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시민들은 마을 재생주식회사를 설립해 유리공예를 새로운 특산품으로 선택했습니다. 고유한 문화자원에 더해 과감한 도전으로 새 활력을 불어넣은 나가하마 쿠로카베의 이야기입니다.



나가하마시는 한때 연간 12개 이상의 가부키 축제가 열릴 정도로 부흥했던 비단 산업의 중심지였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고도성장기 자동차가 대중화되고 교외화 현상이 급속화되면서  급격한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1987년 나가하마시의 상징이었던 구로카베 은행 건물이 매각·철거 위기에 놓이자 지역 상인들을 중심으로 매입 운동이 일어났고 이 사건을 계기로 이후 재생사업을 주도하는 ㈜구로카베가 설립됐습니다. 


도쿄·요코하마·가나자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나가하마시는 주민자치의 전통이 강한 곳입니다. 위기를 맞자 지역 유지들이 발 벗고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도심에서 열리는 400년 된 축제 '히키야마(도깨비산) 마쯔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시민들을 한데 묶었습니다.



1982년 9월 도시활성화를 위한 네 가지 대책이 마련됐습니다. 첫 번째는 인구 증가를 목적으로 한 공장 유치와 학교 유치였습니다. 다행히 나가하마는 지하수가 많고 대도시인 교토와 오사카를 잇는 교통편도 좋아 17개의 회사가 나가하마로 이전했으며, 바이오대학도 유치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통과형에서 체류형 관광도시로 탈바꿈하기 위해 호텔을 유치하는 것이었습니다. 나가하마성 옆에는 로얄호텔이, 나가하마역 앞에는 지역자본의 그린호텔 예스 나가하마라는 비즈니스호텔이 건설됐습니다. 세 번째는 민간에서 기대를 가지고 나가하마에 투자할 수 있도록 도시의 기반을 정비하는 것으로, 행정을 중심으로 도로나 공공하수도, 공공시설 등을 배치했습니다. 네 번째는 기존 중심시가지 상점가의 활성화 대책이었습니다.



중심시가지 상점가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습니다. 논의의 결론은 향후 나가하마시를 이끌어갈 새로운 문화산업의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유리공예가 낙점됐습니다.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여성 고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어야 하는데, 화려하고 아름다운 유리공예야 말로 적격 아이템이었던 것이습니다.



상인들은 단순히 완제품을 사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공예에 장인 정신을 불어넣었습니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홋카이도의 오타루시를 찾아가 유리세공업의 발달 가능성을 타진했고 이탈리아 베니스 등 유럽 각지로 직원들을 유학을 보내 유리공예 장인 육성에 힘썼습니다. 젊은 유리 공예가들을 초청해 상권을 재구성했습니다.



검은 벽이란 뜻의 쿠로카베는 100년 전 설립된 쿠로카베 은행 건물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오늘날 이 건물을 지역 활성화의 상징으로 삼아 관광개발과 유리공예를 주축으로 하는 '주식회사 쿠로카베'가 도시 재생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도시재생의 중심에 있는 은행 건물은 검은색 회반죽 벽에 흰색 창틀이 어우러지면서 일본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물로 1989년 '쿠로카베 유리 공예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건물 주변에 있던 빈 점포들은 유리 가게와 공방, 갤러리, 미술관, 레스토랑 등으로 변신해 그 일대는 쿠로카베 스퀘어를 이루며 연간 2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거리를 걷기 위해 찾아옵니다. NPO+사회적기업+마을기업 그리고 민간인들의 힘을 보탠 도시재생 결과, 관광객은 해마다 늘어나고 비즈니스 찬스 또한 높아지면서 자연히 도시는 번창가도를 달리며 빈 점포는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나가하마와 쿠로카베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도시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문제들은 시민들의 협의를 통해 해결해나간다. 나가하마는 2년 전 일본의 국가법 개정에 따라 10개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심의 민간단체들이 협력해 도시재생회사를 설립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도시는 사람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나가하마 쿠로가베를 돌아본 뒤 셋째 날 묵을 숙소인 '나가하마 다이와 로얄 호텔'에 와서 맛있는 저녁 식사로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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